"인문학을 말하다"
현대사회에 이르러 사람들은 과학기술에 열광했으며 각종 응용학문과 실용학문들이 점차적으로 대학을 지배하고 인문학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각종 물질적 혜택의 증가와 풍요에도 불구하고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가 되어가고 있으며 오늘날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외롭고 빈곤해진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돌아가는 일상의 시간들, 꽉 짜인 공간들, 옆을 돌아보기조차 버거운 냉혹한 현실들, 숨쉬기도 힘든 경쟁들, 사람들은 ‘풍요 속 빈곤’을 살아가고 있다. 최근 들어 인문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바로 이런 자신의 결핍, 잃어버린 것들, 빈곤해진 삶, 허무하게 짓누르는 일상들에 대한 반성과 함께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그토록 찾는 인문학은 결국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흔히 문(文)·사(史)·철(哲)을 포함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인문학(humanities) 이라는 용어 자체는 본래 라틴어의 '인간다움'(humanitas)에서 나온 말이다.
니체는 인문학을 ‘인간 삶의 경험에 대한 이해와 그 의미 탐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스스로의 성숙한 삶을 형성하게 해주는 학문’으로 정의했다. 다시 말해 인문학은 인간의 삶과 주변 세계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인간성을 고양하기 위한 실천적 가이드인 셈이다. 삶을 보는 통찰력과 지혜가 인문학의 향기에 녹아 있기에 우리가 인문학에 더욱 매진해야 되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문학은 실용적이지 못하거나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교육계로부터 외면받아왔다. 점점 그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인문학관련 전공은 전통이 오래된 세계의 유명대학도 인문학과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문학이야말로 우리가 잃어버렸던 인간다움을 찾아갈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학문이며 반드시 다시 주목받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통섭과 융합의 시대, 그것의 원초적인 동력은 모든 학문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인문학에서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